★ Live Is Life/Life

케잌과...상추.....

여소 2007. 11. 4. 16:31

 

 

 

 

 

 

 

" 어머....왠 케잌이야...??...".....

 

 

 

아들들과 공차러 나간다더니....아들 손에 케잌이 들려있다.....

이상하다....오늘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닌데.....

 

 

 

" 뭐야....갑자기 왠 케잌이야...??...".....

" 우리 세 남자가...돈 걷어서...엄마 고생 한다구 케잌하나 샀지요..."....

장난꾸러기 큰아들의 대답이 영.....

" 정말...??....".....

 

 

 

" 앞집 사람들....젊은 사람들이... 됐던데...".....

신랑이 들어오며 하는말....

ㅎㅎ...그럼 그렇지....

말 한마디라도 기분 좋게 할 줄 모르는 우리집 곰팅신랑이 산통을 깬다.....

 

 

 

" 앞집에서....공사를 했나...??....시끄러워서 미안했다구 케잌을 주네..."....

" 이그...그렇지....돈 걷어서 케잌 사올 남자들이 아니지..."....ㅋ

 

 

 

" 그러게....요즘 젊은 사람 같지 않게....참 괜찮은 사람들 같아..."....

" 우리도 뭐라도 보내야 하는거 아니니...??..."...

" 글쎄...우리집에 뭐가 있을까...??..."....

 

 

 

" 엄마....상추....곧 죽어도...유기농 이잖아...."....

울큰아들.....얼마전 시골에서 직접 뜯어온...상추라도 주란다....

곧 죽어도....유기농 이란다....ㅎㅎ

 

 

 

그래....그거라도 나눠먹자.....

상추를 크기대로...큰 건 싸먹구...작은 건 겆절이 하려고 씻어놓은 통을 꺼냈다.....

큰것만 골라 씻어 놓은 통을 들고 앞집 벨을 눌렀다....

 

 

 

" 아휴...무슨 케잌을 보냈어요...??...."....

" 공사를 좀 했는데...올라오다 보니...너무 시끄러운 거예요...미안해서요..."....

 

 

 

" ㅎㅎㅎ....우리집은....우리 식구만으로도 정신없고 시끄러워서 남의 집 소리 안들려요....

  담부터는 전혀 신경 안써도 돼요....이거....시골에서 뜯어 온 상추예요....

울아들이 곧 죽어도...유기농 이라고...ㅎㅎㅎ....다 씻어 놓은 거니까 그냥 드세요...

친정집도 옆동에 있으니...많으니까 나눠 드시라구..."....

 

 

 

" 어머나...고마워요....통은...."....

" 아니...됐어요....신경쓰지 말구...아무때나 현관앞에 두세요..."....

 

 

 

즐거운 기분으로 집에 들어서는데....장난꾸러기 아들 게슴츠례한 눈빛을 보낸다....

" 흐흐흐.....엄마.....처리하셨네요....".....

" 우하하하....처리했다..."....

 

 

 

안그래도....집에서 밥먹는 식구도 많지 않은데....

너무 많은 상추가 솔직히 처치곤란....ㅋ

" 이런걸 일석이조 라고 하는거야....ㅎㅎㅎ..."....

 

 

 

이웃......

 

 

 

잘 만나면...더 없는....이웃사촌 이지만.....

그 반대가 되면....사는게 지옥이 되어 버리는 것이 이웃이다.....

 

 

 

다행이도....내 주변 이웃들은....너무도 좋은 분들..... 

같은 시기에 아이 낳고 같이 어울렁 더울렁 키운 여섯집은...

모두...이사를 하고 각자가 바빠도....지금도 모임을 갖고...가장 좋은 친구처럼 지낸다....

 

 

 

이웃을 위한 작은 배려....

 

 

 

우리집 욕실 공사를 했을때.....

우리 통로 엘리베이터에 공고를 붙였다....

 

 

 

" 안녕하세요...1104호 입니다...저희 집이 ㅇ일부터 욕실공사를 합니다....

 기간은 3-4일이 소요될 예정입니다....좀 시끄러우시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일일이 찾아 뵙고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이렇게 글로 써서 죄송합니다..."....

 

 

 

작은 종이 한장 이었지만.....

모두들 관심을 가져주고....미안해 하는 내게 괜찮다고 다들 말씀해 주셨다.....

 

 

 

오늘....앞집의...작은 배려로.....

우리집은....함께 앉아 케잌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 시간이 만들어 졌다.....

 

 

 

그래서.....

아직은....이 세상은 살만한 곳 인 것이다.....

 

 

 

아.....

이 저녁.....

 

 

 

작은 케잌 하나와....곧 죽어도 유기농 상추는....ㅎㅎ

두 가정에....작은 행복을 나눠주며....마음의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ㅎㅎㅎ......

 

 

 

 

'★ Live Is Life >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한잔......  (0) 2007.11.04
소중한 나의 친구들......  (0) 2007.11.04
5.18...그 후로도 오랫동안.....  (0) 2007.11.04
산다는 것....살아간다는 것.....  (0) 2007.11.04
그분....지금은.....  (0) 2007.11.04